윳의 곰굴
cp 주방 비누 만들기 본문
작년에 집 근처 평생학습관에서 하반기 비누&화장품반을 수강하고 같은 선생님의 공방이 근처에 있어 한 번 찾아가서 주방비누를 만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집에서 혼자 만들어보는 것에 도전.
주 초부터 없는 재료들을 사들이며 택배를 잔뜩 쌓아둬 동생을 괴롭혔다...(호화 밥 두끼를 약속하고 한끼는 해결함)
어제 밤에 비커를 닦고 얼음을 얼리고 오늘 아침에 만들기 시작. 사진에 기록된 시간으로 보면 잘라서 널기까지 네시간 정도 걸린 듯.
+0710
동생이 주방비누를 개시해서 이번주 비누는 이걸로 쓰고 있는데 제법....제법 맘에 들어....거품도 잘나고 잘 닦임...닦고나면 손이 뽀득뽀득해서 좋은데 세수비누로는 좀 강하지 싶다. 시판은 어떤가 모르겠는데 만들어썼던 주방비누들은 기름 많은거 한 번 닦으면 비누칠을 다시해야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맘에 듬.
ph는 테스터지에 평소 쓰는 것 처럼 물을 묻혀서 희석된 비누액을 대 봤을 때 7.5정도로 시판 일반 비누들보다 좀 높긴 하지만 못 쓸정도는 아닌 상태.
+0729
테스터지 측정으로 ph는 제법 낮아진게 보임. 새로 레시피를 짠다면 코코넛 40% 팜35% 피마자 5% 포도씨10% 캐놀라나 올리브 10%정도로 만들지 않을까 싶다...공방에서 배웠던 레시피에는 코팜피만 있었던거 같긴 함...
유상은 750g정도 잡아두면 1L정도의 비누가 완성되는 듯.
+0926
그러고보니 준비물에 안전용품을 안 써놨는데요.... 니트릴?나트릴? 장갑과 토시, 보안경, 마스크 정도는 있는게 좋고 바지도 가급적 긴바지가 좋습니다... 아예 매트를 준비해서 매트 위에서 진행하고 매트 자체를 씻는것도 좋은 방법...
준비물 목록
구매한 것
코코넛 오일, 팜 오일, 레몬 EO, 박하 EO (어차피 장기간 보관/숙성하다보면 EO는 사라지기 마련이라....없어도 상관 없음)
가성소다 1kg (원래 500g만 사고 말려고 했는데 집에 남은 기름의 양을 보니까 500g은 간당거릴 것 같아서 그냥 많이 사버림)
핸드블랜더 브라운 mq3135 (비누 만드는 카페에서 속도 조절도 되고 좋다고 해서 이걸로 샀는데 나는 판매용도 아니고 취미용이라 속도 조절 안되는 한단계 아래 것을 샀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고 있다.....아냐 뭐건 입문 도구는 첨부터 좋은 걸 사랬다...딴 분야지만 10년전에 30큐브 어항 중고 구매한거 아직도 쓰고 있는거 생각하면....)
비접촉식 온도계
스텐 비커 3L, 1L, 실리콘 주걱 통짜 대
ph테스터지 (어항용품 사는 김에 낑겨서 같이 삼. 어차피 집에서 쓸거 아주 정확히 측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집에 있던 것
콩기름, 포도씨유, 계피가루(식용) 비누칼, 실리콘 도마, 타원형 비누 몰드, 900ml 우유곽, 저울&소독용 에탄올(동생협찬)
1L비커, ph테스터지, 실리콘 도마등이 빠진 준비물 항공샷.
레시피는 이렇다. 설거지 비누로 쓸 것이기 때문에 보습과 굳기를 신경쓰지 않고 코코넛 기름과 팜유의 비율을 높였다. 가성소다 디스카운트 없이 수상도 최소분량만 넣어서 만듦. 만든 직후 간이 ph 테스트를 했을 때 ph는 10정도 나왔다. 집의 다른 비누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테스트 했을 때 7정도로 보이는데 과연 2주 후에 ph가 내려가 있을지 좀 걱정이 된다. 결과 보고 다음 포도씨유+카놀라유 주방비누는 코팜 비율을 낮추든가 가성소다를 깎든가 할 예정.
우선적인 목표는 콩기름의 소진이었기 때문에 유상의 양을 먼저 계량하고 수상을 만들었다. 그래서 정확하게 계획했던 비율은 아니고 콩기름은 남은 양을 전량 넣은 것이고 포도씨유는 콩기름과 끝자리를 맞춰준 것. 팜유는 넣다보니 1g 더 들어가서 코코넛기름을 계획에서 1g 줄여주었다. 팜유가 흘러나오긴 하지만 조금 꾸덕하게 흘러나오는 느낌이라 냄비에 온수를 받아 중탕으로 녹이면서 수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상을 얼음으로 넣다보니 물이 300g 들어갔는데 35%까지도 잡곤 하니까 그냥 쓰기로 했다. 수상을 녹이다 발생한 가성소다 덩어리....를 찍고 싶었는데 찍힌건지 만건지 모르겠네. 다음에는 나눠서 녹이면서 천천히 붓는 것으로. 다행히 시간을 들여 녹이니 다 녹일 수 있었고 완료시 온도는 30도 정도 되었다. 이쯤해서 유상 온도를 재니 31도 정도여서 그대로 교반을 시작하기로.
교반과정은 찍지 못했다. 한 손으론 블랜더 잡고 한 손으론 비커를 잡거나 주걱을 잡고 긁다보니 찍을 짬이 안나서. 마시는 요구르트 정도의 질감일 때 레몬 E.O를 7ml정도 넣어주었다. 그 후로도 한참 돌리다가 에센스 정도 되는 질감에서 계피가루를 11g넣어줌. 이것도 계량 미스긴 함. 원래는 9~10g정도를 넣으려고 했으나.... 계피가루도 너무 한꺼번에 넣었는지 나중에 넣을 때 보니 뭉친 부분이 서너군데 있는 것 같았다.
트레이스 사진도 찍지 않음. 지금 생각해보면 트레이스는 조금 더 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아마 최저선의 트레이스 상태 아니었을까 싶음.
틀에 넣고 어항용품을 사면서 온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서 보온 시작. 근데 보온은 굳이 안했어도 될 것 같은게....
아래처럼 등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보온 온도가 높거나 트레이스가 약한 상태에서 넣으면 갈라질 수 있다고 하니 다음번엔 트레이스도 좀 더 넣고 보온은 생략하는 것으로. 타원 비누 몰드 두 개는 비교를 위해 밖에 꺼내놨다.
정리하다가 도구에 묻은 비누에 ph테스트지를 대고 물을 좀 뿌려봄. 선명한 파랑 너의 이름은 ph10....
코팜 비율이 높은 비누는 하루 굳히면 못 자를 정도이니 두 시간~세 시간 사이에 꺼내어 자르라기에 두시간 쯤 지나서 꺼내 잘라봄. 일단 쫀득하게 잘리는 느낌이 들긴 했다. 어느 쪽이 쓰기 편할지 몰라서 반은 납작납작 자르고 반은 길쭉하게 잘라봄. 타원 몰드도 같이 꺼냈는데 바닥이 좀 쓸렸다. 이쪽은 서너시간 굳은 다음에 빼내어도 상관 없을 듯. 작은 것은 도구에 묻은 비누를 뭉쳐본 것.
정리+개선점
여름에 비누를 만든다면 보온은 작은 몰드에 개별적으로 부은 것만 하면 될 것 같다. 큰 몰드는 중간에 등이 터져서 꺼내고 온도 재보니까 50도가 넘어있었다. 스티로폼 박스도 초반 30분 정도만 닫아두고 계속 열어둠.
가성소다, 계피가루는 천천히 여러번에 걸쳐 나눠서 섞기.
장갑과 토시 준비하기. 확실하진 않은데 가성소다액이 피부에 좀 튀었나 싶기도 하고...(잠깐 붉은 발진이 보이다 가라앉았던 부분이 있었음) 이래저래 손에 반응중인 비누액을 묻힐 일이 있었는데 물로 씻다보니 손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것 같더라....
비누 몰드에 붓고 가만히 두기...등 터진 이후에 붙여보겠다고 몰드를 잡고 쌩쇼를 했는데 별로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담에는 터지면 걍 터지나보다 하고 가만 두는 걸로.
2주 후 확인해보고 컷팅 후 재보온을 할지 말지도 정해야 할 듯. 작은 몰드도 하나 하룻동안 스티로폼 박스 안에 둬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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