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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식도락

초보 자취생을 위한 갖춰두면 좋은 허브&향신료

유스아란 2018. 1. 27. 16:45

대충 트윗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조금 길게 글로 써보기로 하였다.

일의 발단은 이렇다. 요 며칠 남은 백숙국물로 스프와 스튜의 중간정도 되는 무언가를 연성해내는 일에 열중해 있었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남은 국물을 처리하며 마늘을 두 톨 넣었더니 너무나 익숙한 백숙국물 맛이 그대로 나는것에 조금 기분이 쳐져서 집에 있는 향신료 및 허브와 그 용도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소개되는 향신료 및 허브의 순서는 내 입맛에 따른 범용성을 기준으로 하며, 추천 조리법은 내가 해본 것 위주. 나는 고추의 매운 맛을 싫어하고, 너무 짠 것도 안 좋아하지만, 남아시아 요리의 큐민 향은 즐기고 고수는 못 먹는다. 통장 사정이 허락하는 한은 미트리언이고, 수용 가능한 맛과 재료의 범위가 대체로 넓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1. 후추

후추를 넣어야하나 안 넣어도 되나(너무나도 당연하게 부엌에 구비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좀 고민했는데 그래도 일단 넣기로 했다. 왜냐면 이건 범용성을 기준으로 삼는 리스트고, 널리 쓰임새가 많은 향신료에 후추를 빼놓는다면 그건 목록으로 성립할 수 없기때문이다. 딱히 요새 대항온 하고 싶다고 몸을 뒤집고 있어서 1번으로 넣은 것은 아니다. 정말이다. 모양에 따라 가루후추, 통후추가 있고 색에 따라 흑후추, 백후추가 많이 쓰인다. 홍후추랑 녹후추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았으나 실물을 본 적은 없다. 후추를 가공하여 말리는 과정에서 껍질의 제거 여부 등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고 알고 있다. 아무튼 고기, 생선, 구이, 볶음, 국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요긴하게 쓰이는 향신료이다. 


2. 바질

이탈리아 깻잎 쯤 되는 허브. 자라는 모양새가....? 고기와 생선, 토마토와 찰떡궁합. 이 허브를 넣으면 아, 이것은 서양의 맛이구나 싶은 요리가 된다. 구이 및 볶음, 토마토소스에 넣으면 좋다. 특히 돼지고기에 바질을 뿌려서 구우면 크....고기가 술술 넘어감. 오레가노와 함께 이탈리안 요리에 뺄 수 없는 허브. 아 일단 질러보고 후회되면 남은건 저에게 보내주시면 됩니ㄷ....(야


3. 타임

고기,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육향이 강한 고기를 구울 때 잘 어울리는 느낌의 허브이다. 아 이것은 서양의 맛이구나 싶은 허브 22222. 크림스튜나 닭고기 스프, 양파 스프 등을 끓일 때 넣어줘도 궁합이 잘 맞는다. 시원하달지 싸한 느낌의 향이 난다.


4. 로즈마리

궁합이 맞는 재료는 다양한데 그냥 막 쓰기엔 좀 애매한 질감의 허브. 말린 잎이 길쭉하고 커서 다지거나 빻지 않으면 식감이 거슬린다... 닭, 돼지, 감자 구이와 잘 어울림. 내가 얘를 먹자고 작은 절구를 마련해야하나 좀 고민 중. 뭔가 고급진 느낌의 향.


5. 큐민

남아시아 풍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 인도 커리, 중국식 양꼬치 등을 좋아한다면.....일단 질러라. 지르고 보는거다. 단, 커리나 양꼬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걸러도 된다. 볶음이나 카레에 넣어주면 인도의 향을 뿜뿜해준다. 기름진 고기(ex.삼겹살)나 생선 구이(ex.고등어)와 같이 먹어도 최고. 자매품으로 가람마살라가 있다. 가람마살라는 짜이티를 만들때, 카레를 끓일때 주로 쓴다. 


6. 월계수 잎&정향

아 국물내는데 쓰는 허브들을 완전 빼먹고 있었다... 국물요리는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부엌 점유도가 낮은 나는 잘 안하고 주로 엄마가 담당하기 때문에... 국물이라면 어디건 빼놓지 않고 넣어도 되는 허브들이지만 국물요리를 별로 하지 않는다면 쓰기가 애매한 느낌. 둘다 주로 통으로 팔아서.... 자매품은 생강과 팔각? 팔각은 중국요리 특유의 향을 내는데 쓰임. 집에 정향이 떨어졌던 때에 엄마가 팔각이랑 정향을 헷갈려서 사온적이 있었는데 그 팔각 다 쓰긴 했나 모르겠다...아무튼 팔각도 좀 취향을 탄다고 알고 있음. 하긴 정향이랑 생강도 좀 그렇지...


7. 그 외

있으면 좋은건 역시 샐러리 시드. 서양풍 국물을 낼 때 빠지지 않는 재료 중 하나가 샐러리인데, 그렇다고 가끔 해먹을때마다 그 커다란 샐러리를 사기엔 좀 부담이 되지 않는가.....샐러리 씨를 넣어도 샐러리랑 비슷한 향이 난다고 하여 사봤는데 그럭저럭 만족중.

의외로 쓰지 않는 것은 펜넬. 이 또한 남아시아풍 향신료로 인도커리집 카운터에 설탕과 함께 비치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난 그거 좋아해서 사긴 했는데 막상 요리에 쓰려고하니 좀 애매함.

오레가노는 음...솔직히 나는 별로 안 좋아하는 향이라 뺐음. 바질만 넣는게 오히려 마음에 들어서....

생강. 개인적으론 무척 좋아하고 어디에 넣어도 음식이 반단계~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좋은 향신료라고 생각하지만 보관이 좀....애매해서...아 사실 껍질 벗기기도 귀찮아........암튼 생강 좋아하시면 생강/생강가루도 구비해두십셔...



아이고 지친다 나머지는 나중에...


개인적으론 후추, 바질, 큐민 이 세가지는 꼭 부엌에 놓고 싶은 허브인데, 큐민은 좀...취향을 많이 타서 이 목록에서의 순위는 낮게 잡았다. 

월계수잎과 정향은 나는 국물요리를 잘 하지 않는 관계로 낮은 순위에 두었으나 정말 두루두루 많은 국물요리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순위는 바질 다음으로 넣는게 나을거 같기도. 정향이야 취향을 타니 좀 미뤄둬도 월계수 잎정도는 갖춰두는게 좋다. 후추, 바질, 월계수 잎은 부엌의 상비품이고 나머지는 취향껏....이라고 정리하면 될 듯.



ps. 한국요리의 쏘울은 마늘에서 나옵니다.......참기름도 있지만 마늘입니다 마늘......

ps2. 그리고 다시 자취를 시작한지 약 2개월차인 현재 제 부엌에는 후추 바질 큐민 마늘가루 샐러리 씨 펜넬 가람마살라가 구비되어 있지오....집에 있는 타임과 로즈마리도 좀 탈취해올까 고민중이에오...

ps3. 동네 아시안마트에서 네팔 카레가루를 샀는데 영 취향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 아이허브로 돌아가기로 했읍니다...지르는 김에 겸사겸사 트와이닝 냉침 복숭아도.

ps4. 카다몸이 뭔지 경험해보게 됐는데(오*기 카레랑 2:1정도로 섞어 끓여 먹다가 카다몸 봉오리?를 와작 씹게 됨....) 음....제 취향의 향은 아닌걸로. 이제 딜이랑 육메만 경험해보면 되나?(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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