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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뜨개질

스와치를 떠야하는 이유, 게이지를 내야하는 이유

유스아란 2025. 4. 18. 14:04

들어가기 전에 아마도 검색을 통해 이 글을 보러오셨을 초보 분들을 위해 게이지와 스와치의 정의를 먼저 정리해봄.

게이지(10*10cm 안에 몇코 몇단이 들어가는지를 표시하는 숫자)를 알기 위해 뜨는 작은 편물을 스와치라고 합니다. 스와치는 뜨개에서뿐만 아니라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천 샘플 등을 가리킬때도 쓰는 용어지요. 대바늘 편물에선 보통 메리야스뜨기를 해서 게이지를 내지만, 무늬가 많은 도안의 경우 무늬뜨기를 하기도 하고, 정해진 무늬를 떠서 어떤 크기가 나오는지 보기도 합니다. 도안의 처음에 나온 지시를 따라주세요. 코바늘 편물의 경우 대바늘보단 비교적 크기 조절이 자유로운 편이라 굳이 게이지를 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게이지를 내보면 크기가 안 맞아서 다시 떠야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본인에게 맞는 옷을 뜨기 위해서입니다. 아마 sns에서 누구 레시피 따라했는데 맛 없더라 해놓고는 레시피에 지켜진 재료나 정량을 하나도 안 지키고 그렇게 말하는 짤을 본 적이 있으실겁니다. 도안을 레시피라고 생각하면 게이지는 거기 적혀있는 재료와 정량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거에요. 아니면 종이접기를 생각해볼까요? 다들 종이비행기 한 번 쯤은 접어보셨을거에요. 어떻게 접건 날기야 날죠. 그치만 그 중에서도 잘 날아가는 종이비행기는 따로 있을거에요. 옷의 도안은 그 잘 날아가는 비행기를 접는 법이고, 게이지는 그 종이의 재질이나 각도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접어도 종이의 재질에 따라 날아가는 정도가 차이 날 수 있고, 같은 종이로 접어도 접는 각도나 길이에 따라 날아가는 거리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얘기에요. 게이지 차이에 따라 바늘을 바꿀지, 사이즈를 바꿀지, 아니면 아예 실을 바꿔야 하는지를 정해야하기 때문에 초보라면 미리 스와치를 떠서 게이지를 내보는게 좋습니다. 또한, 뜨개의 경우 도안 만든 사람과의 손땀 차이도 있기 때문에 원작실을 써도 게이지를 내보는 것이 권장되곤 합니다. 어느 정도 실과 바늘에 익숙해지거나, 편물을 뜨면서 그때 그때 크기를 보정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갖춰진 후라면 안 내도 상관 없겠습니다만... 그런 분이 굳이 게이지 내야하는 이유를 검색해서 여기까지 오시진 않았겠죠. 다 뜨고 나서 사이즈가 안 맞아서 풀거나, 타인에게 원치않는 선물을 하게 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내 몸에 맞는 옷을 만들기 위해 게이지를 미리 내봐야합니다.

 

+같은 실이어도 초보때랑 대바늘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후의 게이지가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굵기의 바늘이라고 해도 재질에 따라 다를수 있고요. 막바늘>코팅된 나무바늘>스틸바늘 순으로 뻑뻑한 편물이 나옵니다. 같은 실과 같은 굵기의 바늘이라면 대체로 스틸바늘이 제일 헐렁한(가로 숫자가 작은) 편물이 나와요. 플라스틱 바늘은 스틸보다도 더 헐렁하단 얘기가 있긴 한데 저는 써본적이 없어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메리칸이냐 플리킹이냐 컨티넨탈이냐에 따라서도 코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단 왼손잡이(였던것)가 오른손으로 작업바늘 잡고 하는 컨티넨탈은 왼손 아예 못쓰는 오른손잡이가 하는 컨티넨탈과는 좀 차이가 날지도...?

+제 경우 마침 비교하기 좋은 실이 있는데요.... 미미콘사(현 솜이엘)의 슈퍼라이트코튼이라고.... 면 튜브사 콘사를 몇개 질러둔게 있어요. 대바늘 시작했던 23년에 뜬 스와치랑 올해 뜬 스와치 기록이 있어 비교해보면

23년도 4mm 23*34

25년도 4mm 22*32 로 바늘 재질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25년도 게이지가 한사이즈나 반사이즈 정도 큰 게이지가 나옵니다. 한 코 차이는 게이지 차이에 대한 다른 포스팅에서 가슴둘레 5cm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씀드린 적 있죠?

 

 

다음으로는 실의 특성에 익숙해지기 위해 스와치를 떠봐야합니다. 특히 저처럼 물세탁, 기계세탁으로 살아남는 놈만 입겠다는 경우에는 더더욱이요:) 이게 물세탁을 할 때 어떻게 줄어드는지, 물세탁을 버텨내는지 등을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콘사를 많이 사는 경우, 실 자체의 특성을 미리 새겨두기 위함도 있어요. 연사 된 실은 좀 덜하지만 합사된 실 중 몹시 잘 갈라지는 실이나, 원사가 가는 실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광공으로 만드는 실이죠... 뜨다가 엉키거나, 한 올 놓치거나 하는 상황에 덜 빡치기 위해, 또는 당근으로 남한테 넘겨버리고 나몰라라 하기 위해(야) 스와치를 떠보면서 이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실인지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는.... 면사 합사실이 도는지 안 도는지, 돈다면 세탁이나 블로킹으로 해결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알아볼 수 있고, 손염색실의 경우 어떤 느낌이 나올지, 풀링 현상이 있을지 등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아마 뜨다보면 다른 특성(물성)을 깨달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세탁시의 변화와 뜨는 동안의 느낌을 알기 위해 스와치를 떠야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니트컨테이너 까리아지 코튼 100 온거 스와치 내다가 빡쳐서 글쓰러 옴. 하, 미치겠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진짜....(내 친구는 이러는 날 보더니 사람을 광공으로 만드는 실이라고.....) 이게 합사는 되어있는데 원사가 무슨 재봉실 같은 가느다란거 8합짜리라 뜨기 전부터도 뜨면서 얼마나 빡칠지 두려웠는데 과연.... 한올씩 빠져나가면 답이 없다.... 보통 16수나 15수 1합 합사한 건 어디서 빠져나온건지 잘 보이는데 이건... 몰겠음. 보여도 풀어서 잘 달래서 제자리에 넣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는 동안에 다른 실들이랑 엉킬것 같다는 예감이 진하게 왔으며... 근데 색이랑 편물 질감이 내 취향이라 방출 못하겠는 그런....지금 스틸바늘로 떠서 잘 밀끄러져서 더 빡치는 것 같은데 나무바늘이면 좀 괜찮으려나....? 그러고보니 랜덤콘사로 온 카키색 실이 이거랑 비슷하게 가는 실이었는듸.... 걔도 한 8합정도 해야 쓸 수 있는 굵기가 나오겠구만 아이고..... 생각만해도 두통이 밀려오는 느낌이다....

 

겨울뜨개도 아직 안 끝났지만 어째 날씨가 봄뜨개는 건너뛰고 여름뜨개로 가야할 것 같은 날씨라 여름 뜨개할 실로 사둔거 스와치 떠봄. 물빨래 하고 말리는 중인데 아래거 돌아가는게 해결될지 모르겠다...

 

4.5밀리 스틸

위 22*25~ 24*24 아래 25*30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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