윳의 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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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아란 2024. 10. 4. 23:13

문득 든 생각인듸.... 내가 엄마한테 뭔가 요구하는건 생리적으로 한계일 때 한두번에서 그치는데 엄마는 그걸 묵살한 다음에 얘는 나한테 요구하지 않은 순한 영유아였다고 기억하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음.... 또는 밥 달래서 줬더니 안쳐먹는 년이었다고 기억하거나... 인간적으로 설마 지 새끼 길들이려고 밥을 이용하진 않았겠지.

어제 나는 배가 고픈 한계치에서 밥 좀 먹고 하자고 그랬었고 엄마는 그걸 묵살했던 것에서.... 쫌 그게 있지 한계치를 넘어가면 이제 먹을 생각도 안날 정도로 힘이 빠지는...

쫌 그게 있었음.... 청소전 내 집구석이 내생각에는 한 30%쓰레기집이었는데 (그게 내가 좀 버려서 50% 정도 줄어든 상태) 암만 그래도 아프고 배고픈 자식새끼가 밥먹자고 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청소나 할 일이니....

 

쫌...그게 있음..... 아빠 타지서 일하느라 내 영유아 시절 세계관엔 사람이라곤 엄마밖에 없었어서 엄마랑 나랑 동일시를 풀기가 되게 힘들었던거.... 암튼 뭐 떡잎이라기에도 늙은 나이고 늦싹이라기에도 늦은 나이인데 엄마만 그걸 안 보고 있음.

 

암튼 이제... 내가 좀 아파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관계로 인성 레벨이 떨어지고 시니컬&빈정거림 레벨이 올라가 있단 결론에 도달했는듸....

 

엄마가 살아있어도 내가 엄마보고 싶다라든가 엄마품이라든가 엄마한테 위로받고 싶다고 생각할 때 떠올리고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엄마는 어떤 관념상의 이데아적인 엄마지 실제 살아계신 그양반은 아니란 말이지.... 벌써부터 이런데 그양반 돌아가신다고 과연 내가 저런 생각을 할 때 떠올리는 엄마가 살아생전의 그 엄마일까? 라는 생각이 좀 드는겨... 이런 맥락에서 엄마 죽어도 슬플지 모르겠다고 하는거고.... 이제 이걸 20년 넘게 이렇게 생각해왔는데 오늘에야 좀 말로 정제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