윳의 곰굴

1014. 번역기 의존, 번역기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 본문

일상

1014. 번역기 의존, 번역기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

유스아란 2022. 10. 14. 18:07

검색 유입 주제가 흥미로운게 있어서 오늘은 거기에 대해 좀 써볼까 함. 아마도 중고딩들이 검색해서 들어오는거 아닌가 싶긴 한데.... 과제는 마 니들 스스로 생각해서 해야지... 암튼 남의 생각을 읽기 전에 생각 좀 정리해보시라고 몇가지 주절거려놓음. 우리는 왜 번역기를 쓰고 무엇에 번역기를 쓰는지 그거부터 생각해보기 바람. 그리고 아래 글을 읽고 본인의 외국어 공부 목적이 아래에 나온 목적(외국어 습득/ 외국 문화 향유)이 아니면 계속 번역기 써도 됨.

 

암튼 가끔 걸리는 검색어인 번역기 의존, 번역기에 의존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한 소회랄지 사견을 좀 늘어놔보려고 함. 쫌 남녀탐구생활인가 그거 여자 목소리 톤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2018.04.30 - [일상] - 번역기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

 

번역기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

세상에는 너보다 영어를 잘하는, 파파고같은거 안 써도 영작/영해가 가능한 한국인이 쎄고 쎘단다....

denofyuth.tistory.com

아마 이 글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기본적인 얘기의 베이스는 저 글에 있는 한문장이 다에요. 한국인의 영어 수준은 대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되어있고, 아마도 저 키워드를 검색해서 들어오셨을 중고(대)학생 여러분들의 에세이를 볼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굉장히 상위에 속하는 영어실력을 가진 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경써서 보면 번역기에 의존해서 만든 문장들은 대체로 눈에 보인다는 얘기에요.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학생이 가진 영어수준에 안 맞는 문장들은 그만큼 글에서 안좋은 쪽으로 눈에 띈다는 얘기지요. 그치만 음... 이건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들을 풀어가려고 쓰는 글이니까 평가에 관한 건 좀 제외하고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우선은 사고력과 관련된 얘기를 하고 싶네요. 언어를 배운다는 것, 좀 더 범위를 좁혀서 다른 나라의 언어로 내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훈련과 연습과 생각이 필요한 일이에요. 전통적인 방식으로 외국어를 배울 때, 우리는 보통 짧고 쉽고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문장을 한글로 이해하는 훈련을 해요. 지금은 몇시이다, 날씨가 좋다, 나는 중학생이다 등등등으로 시작을 하죠. 아마 이정도, 또는 두어문장을 같이 말하는 복합 문장, 관계대명사 하나 정도가 들어가는 문장까지는 대부분 조금 노력을 하면 이해할 수 있고,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달할거라고 생각을 해요. 문제는 이제... 문장이 길어지는 순간이죠. 모국어와 외국어가 동등한 수준으로 이해도가 발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비슷한 수준이 되는데는 (사람마다 걸리는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단순한 독해도 그렇고, 작문은 더더욱 많은 시간을 요구하죠. 그런데 번역기는 저 시간이라는 갭을 없애줘요. 번역기 없이 내가 한국어 문장을 영어로 번역 또는 작문하려고 할 때, 우리는 내가 쓰려는 문장과 비슷한 문장들을 사전 및 웹에서 찾아보고 비슷한 형태가 보이면 내가 쓰려는 단어로 바꿔 쓰는 식으로 문장을 만들어내거나, 긴 문장을 짧게 자름으로써 내가 알고 있는 지식 내에서 그럴싸해보이는 영어 문장을 만들어내죠. 언어의 습득, 또는 실력 향상은 저 찾아보고 짧게 잘라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번역기는 그 과정들을 전부 무시하고, 없는 걸로 만들어버립니다. 사고력이라고 얘기했지만 언어를 다루는 능력이라고 바꿔말하는 게 좀 더 적합할 것 같네요. 내가 영어로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문장을 번역기로 돌려서 쓰는 건 또다른 문제가 있어요. 말을 할 수가 없지요. 영어 에세이는 보통 에세이 평가로 끝나지 않잖아요. 항상 뭐가 따라오나요? 말하기 평가가 따라오죠. 말하기 평가 그냥 하나요? 일단 말하기니까 원고를 최대한 보지 않는 쪽으로 평가가 구성되잖아요. 그런데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들어간 긴 문장으로 에세이를 구성하면 원고 없이는 말을 할 수가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거죠. 그리고 내 점수는 어떻게? 멀리 멀리 안녕히 안녕히 날아가버려요. (외고 자사고 뭐 그런 잘나가는데는 모르겠고 사실 특성화고도 잘 모르겠고 대체로 일반 인문계고 얘기에요.)

 

또 저 위의 글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직역/오역을 해버리는 것도 문제가 되고요. 예문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형용사나 동사가 어떤 전치사와 어울리는지 등의 데이터를 쌓을 수가 있는데, 번역기를 돌려버리면 그런 데이터를 쌓을 수 없다는 얘기에요. 없는건 아니지만 굉장히 힘들고 단편적이죠. 당장의 평가 점수엔 좀 보탬이 될지 몰라도 궁극적인 영어 실력 향상에는 거의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다음 얘기로 넘어가자면 효율성의 문제가 있겠네요. 또는 속도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겠어요. 그런 때가 오기나할까 싶기는 할텐데, 그래도 번역기에 의존하지 않고 영어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 번역기를 돌리는 속도보다, 내가 읽고 문장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는 때가 옵니다. 적어도 현재 30대 중후반 이상인 사람들은 그렇다고 믿고 있어요. 저 포함 본인들이 그런 케이스들이니까요. 하지만 계속 번역기에만 의존하면 어떨까요? 계속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뭐 내 영어 실력이 어떻건 상관이 없겠죠. 하지만 내가 영어를 계속 사용해야하는 환경인데 계속 번역기를 돌리고 있다...? 그건 굉장히 비효율적인 일이 될거에요. 아 평가 얘기 안한다고 했는데 안 할 수가 없다... 좀 다른 결이긴 하지만 걍 여기에 이어서 얘기하면 여러분들 지필고사, 수능, 토익에서 번역기 못 쓰잖아요. 그 환경들 때문에라도 번역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얘기에요. 수능 영어가 바뀌게 된다면 뭐...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볼 문제긴 한데 정권 보시면 향후 5년은 영어 개떡같이 어렵게 나올 듯... 아냐 오히려 일어 중국어가 더 부흥할지도....? 근데 항상 소위 보수라고 자칭하는 새끼들이 집권하면 학생들에 대한 대우가 개떡같았던건 김참트루...당장 올해만 해도 일제고사 부활한다 뭐 어쩐다 저쩐다 개떡같은 일 많죠?

 

아 글쓴이는 좌빨...이라기보단 아나키스트에 가까운 꼴페미에요. 거의 태어날 때 부터 페미니즘 투사였던 위험한 빨갱이 오브 빨갱이 대마왕이니까 가까이 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는 음... 언어를 배우는 건 문화를 배우는(이해하는) 거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앞의 사고력과도 좀 연계가 되는 얘기인데 이제 영어를 배우려고 이거저거 찾아보다보면 어떤 숙어라든가 단어의 역사까지도 보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럼 언어 뿐만 아니라 그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거죠. 요것은 이제...옛날에 조승연씨가 EBS에서 강연한게 있는데 거기서 더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강연 시작 영상인데 두 번의 강연을 세개씩 나눠둔 총 여섯개의 강연에서 어디 나오는지는 잘 기억이 안네요. 그치만 외국어 습득의 개념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영상이니 봐두면 좋아요~

https://youtu.be/BGa54KJtFuQ

 

뭐...이양반이 한 말에 전부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 강연에서 한 말은 제가 영어를 대하는 것과 비슷한 결을 갖고 있어서 영어공부하다가 방황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은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튼 좀 추가하자면(1015) 번역기는 위에서 얘기한 문화에 친숙해지는 과정을 역시나 생략해준다고 생각해요. 단편화된 지식으로써나마 머릿속에 단어나 문장이 남아있으면 다행이에요. 저는 번역기가 정말 개떡같았던 시절(아직도 기억함 해리포터를 도자기굽는 해리라고 번역하던 모 번역기 98년 버전)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번역기가 좀 쓸만해진 다음엔 걍 제가 읽고 쓰는게 빨라서 사실 번역기를 절실하고 유용하게 써본적은 없어서 번역기를 이용해 영어를 번역하는 건 대체로 기계적이고 빠른 처리가 필요하거나, 중고등 및 대학생들 과제에나 쓴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영상을 보고 왔다면 이제 좀 생각하고 있겠지만, 외국어를 습득해서 써먹는 양대 산맥 중 하나는 문화생활이거든요. 정말로 편하게 외국어로 된 무언가를 즐기는데에 번역기는 초반이면 모를까 끝까지 도움이 되진 않는다는 얘길 하고 싶네요.

 

대충 생각나는대로 손가는대로 쓴거니까 세 줄 정리같은거 안 해드려요. 물론 누가 점수준다고 했으면 저도 좀 더 근거 빡세게 찾고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썼을건데요....그래도 저 키워드로 검색해서 이 글을 보게 된 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싶네요. 그치만 반박시 님 말이 옳음ㅇㅇ

 

암튼 요거 고대로 따가지 마시고(이거 첫번째만 근거를 장황하게 써놔서 고대로 가져가봐야 좋은 점수 못 받습니다~ 그치만 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좀 알고는 있어야 자기 생각을 더하고 빼서 발전시킬 겨를이 있겠지 싶어서 굳이 한 번 정리해봤어요.) 읽고 생각하고 학생분들 나름대로 여러분들의 케이스를 추가해서 좋은 에세이 쓰기 바랍니다.

위에 안 써놓긴 했지만 ai 번역기의 학습 알고리즘이라든가(왜 그 법률 AI가 인간 판사들의 편향된 판결을 그대로 학습했다는 것 같은 사례가 과연 ai 번역기에는 없을까요?) 번역기 그 잡채(개발비용이라든가 뭐 암튼 소프트웨어적이거나 경제적인 측면에서)에 관해서도 뭔가 조사하고 생각을 풀어낼만한게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치만 어쨌거나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다는 번역기라도 돌려서 이해하려고 하고, 문장을 만들어내려 하는게 더 좋은 태도이고 학습방법이에요. 이만 총총.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18  (0) 2022.10.18
1017. 이것저것  (0) 2022.10.17
1013  (0) 2022.10.13
1011. 하우징 소품 리스트  (0) 2022.10.11
1008  (0) 2022.10.08